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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암호와 미스터리한 문서

이탈리아 시골에서 발견된 기이한 엽서들

한 상자 속의 미스터리: 이탈리아 시골 저택에서 발견된 엽서들

이탈리아 중부의 토스카나 지방, 작은 마을 산스폴크로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손대지 않은 채 방치된 한 저택이 있었다. 마을 외곽의 이 저택은 19세기 말에 건축된 석조 주택으로, 몇 차례 주인이 바뀌었으나 1970년대 이후로는 비어 있었다. 2023년, 지역 행정당국이 문화유산 정리를 목적으로 해당 건물을 정리하던 중, 다락방의 낡은 트렁크 안에서 수십 장의 오래된 엽서가 담긴 나무 상자가 발견되었다.

 

이 엽서들은 외관상 단순한 관광 기념품처럼 보였지만, 그 내용을 확인한 순간 상황은 달라졌다. 날짜는 1912년부터 1939년까지 다양했으며, 대부분이 같은 필체로 작성되어 있었고, 수신자 또한 동일한 이니셜로만 표기되어 있었다. 기이하게도, 엽서에는 관광지 설명이나 인사말 대신, 짧지만 불길한 암시와 암호 같은 문장이 반복되었다. 이 엽서들의 정체는 무엇이며, 과연 누구를 향한 메시지였을까?

 

반복되는 문장과 상징: 엽서 속 암호화된 메시지

발견된 엽서 중 일부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밤이 되면 그림자는 너를 따른다", "붉은 장미는 피의 신호", "창문을 세 번째 밤에 닫지 말 것"과 같은 불명확한 경고문이 잦았다. 대부분의 문장은 감정적 표현 없이 중립적인 어조로 쓰였지만, 특정 단어들이 반복되어 사용되었다. 예컨대 '셋째 밤(third night)', '열쇠(key)', '그림자(shadow)' 같은 단어는 거의 모든 엽서에 등장했다.

 

문장의 구조와 구문을 분석한 언어학자들은 고전적인 유럽 암호 방식 중 하나인 '키워드 암호'의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키가 되는 단서를 찾기 어려워 해독은 쉽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각 엽서에 적힌 장소가 실제 존재하는 관광지라는 것이다. 이는 누군가 특정 위치를 지목하면서도 노골적인 표현을 피하려 했다는 흔적으로 해석됐다.

이탈리아 시골에서 발견된 기이한 엽서들

 

발신자와 수신자의 정체: 실존 인물인가, 허구인가?

엽서 뒷면에는 항상 동일한 서명이 남겨져 있었다. 단 한 글자, 'L.'. 이니셜로만 표기된 발신자는 수십 년 동안 같은 형태의 필체로 메시지를 보냈으며, 수신자는 언제나 'A.D.'로 표기되어 있었다. 엽서의 수신지는 명확히 적히지 않았고, 우편번호도 누락되어 있었기에 실제 발송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표는 정식 이탈리아 왕국 당시의 실제 우표였고, 도장 또한 1920~30년대의 정통 양식을 따르고 있어 위조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발신자의 존재를 추적하던 지역 연구자들은, 1930년대 산스폴크로 인근에서 '루카 델라로사(Luca Della Rosa)'라는 이름의 은둔 화가가 살았다는 기록을 찾아냈다. 그는 사람들과 거의 교류하지 않았으며, '눈동자를 감춘 자의 화풍'이라는 평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그는 1939년 이후 자취를 감췄고, 그의 이름은 한 장의 엽서에도 등장하지 않지만, 글씨체는 전문가들에 의해 유사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장소의 의미와 코드화된 지도

엽서마다 인쇄된 이미지들은 대부분 고대 유적이나 교회, 시계탑, 조각상 같은 건축물을 담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 장소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고대 로마 제국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것. 더 깊은 조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엽서에 등장한 장소들을 지도 위에 표시하면 불완전한 별 모양을 이루며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라 보기 힘든 배열이었다. 암호 전문가들은 이 배열이 '의식 장소' 혹은 '비밀 네트워크'를 표시한 것일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중앙 지점으로 추정되는 '산갈로 수도원'은 미국인에 의해 한 차례 수색된 기록이 있으며, 수색 이유는 아직 비공개로 분류돼 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엽서를 통해 위치를 알려주거나, 후속 전달자를 위한 '지도'를 구성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종교적 상징과 의식의 흔적

엽서의 이미지 중 상당수는 성당이나 수도원의 내벽 조각, 종교화로 가득 찼다. 그러나 몇몇 엽서에서는 십자가나 성모상이 아닌, 다소 이단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상징도 포함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다윗의 별과 태양, 달이 함께 있는 문양이나, 예수의 얼굴 위에 새겨진 불꽃 같은 도상이 대표적이다. 일부 엽서에는 "마지막 심판 이전, 7개의 문의 순서를 따를 것"이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으며, 이는 중세 기독교 신비주의 전통과 관련된 구절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해당 엽서들이 단순한 종교적 경외를 나타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의식 절차 또는 조직의 가르침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본다. 이로 인해 해당 엽서들을 "암호화된 신비주의 전단"이라 부르는 견해도 존재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수수께끼: 후속 조사와 미스터리의 지속

엽서가 발견된 이후, 현지 대학과 국제 고문서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분석 작업에 착수했으나 아직까지 그 모든 내용을 완전히 해독하지는 못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키워드'다. 암호 해독의 열쇠가 되는 단어 또는 구절이 무엇인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저 반복되는 문장을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엽서 중 한 장의 이미지와 동일한 구조물이 실제로 수도원 지하에서 발견되었고, 내부에는 숫자와 기호가 새겨진 벽화가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이 엽서들이 단순한 기념물이 아닌, 실질적인 연결 통로이자 문서화된 단서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금도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의 암호학자들은 공동 해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수많은 사람이 이 '기이한 엽서 모음'이 단순한 장난이 아닌, 과거 어떤 집단의 의사소통 수단이었음을 직감하고 있다.